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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시간 순환주기 그리고 다중우주

지금까지 언급된 다중우주들은 출처가 각기 다르지만 하나의 공통점을 갖고 있다. 누벼 이은 다중우주와 인플레이션 다중우주 그리고 브레인세계 다중우주는 한결같이 우리가 사는 공간을 ‘넘어선’ 곳에 존재한다. 누벼 이은 다중우주는 일상적인 거리개념으로는 도저히 상상할 수없을 정도로 멀리 떨어져 있으며 인플레이션 다중우주는 우리와 다른 거품 속에 존재하면서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 그리고 브레인세계 다중우주는 우주와 아주 가까울 수도 있지만 그 거리라는 것이 다른 차원을 통한 거리이기 때문에 우리의 옹감으로는 인지할 수없다. 앞으로 브레인 세계 가설을 지지하는 실험결과가 얻어진다면 우리는 또 하나의 다중우주를 생각해볼 수있다. 그런데 이 다중우주는 다른 공간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시간’에 존재한다. 아인슈타인 이후로 우리는 시간과 공간이 돌돌 말리거나 휘어지고 또 늘어날 수 있는 양임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주 전체가 통째로 이리저리 떠도는 모습을 떠올리지 않는다. 우주 전체가 ‘오른쪽’또는 ‘왼쪽’으로 10m 이동했다는 말이 대체 무슨 뜻일까? 재미있는 수수께끼처럼 들리지만 브레인세계 가설로 가면 일상다반사가 된다. 입자나 끈과 마찬가지로 브레인도 그들을 에워 싸고 있는 공간 속에서 얼마든지 움직일 수있다. 그러므로 우리의 우주가 3-브레인이라면 우리자신도 고차원 공간을 미끄러져 날아가고 있는 셈이다. 우리가 ‘미끄러져 날아가는’ 브레인에 속해 있고 가까운 이웃에 다른 브레인이 존재한다면 두 브레인이 충돌할 수도 있다. 만일 충돌이 일어난다면 어떻게 될까? 이문제에 고나해서는 아직 충분한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두 개의 브레인이 충돓나다는 것은 두 개의 우주가 충돌한다는 뜻이므로 엄청난 사건임은 분명하다. 가장 단순한 경우는 두 브레인이 가깝게 접근하다가 마치 두 개의 심벌즈가 마주치듯이 충돌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두 브레인의 상대속도에 내재되어 있는 막대한 에너지로 인해 입자와 복사가 사방에 난무하면서 두브레인에 존재하는 모든 구조를 쓸어버릴 것이다. 폴 스타인하르트와 닐 튜록, 버트 오브럿, 저스틴 코리가 포함된 두 팀의 연구원들은 이 우주적 충돌이 종말과 함께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초고온과 초고밀도에서 입자들이 이리저리 난무하는 것은 빅뱅 직후의 상황과 비슷하다. 그러므로 두 브레인이 충돌하면 그안에 존재하는 구조들이 싹쓸이된 후 새로운 우주로 재 탄생할 수도 있다. 실제로 뜨거운 플라즈마로 가득 찬 3-브레인은 일상적인 3차원 공간처럼 팽창한다. 일단 팽창이 시작되면 온도가 내려가고 입자들이 한곳으로 뭉치면서 차세대 별과 은하가 형성된다. 일부 물리학잗르은 브레인이 충돌하는 우주적 사건을 ‘빅 스플랫’이라고 부른다. 앞뒤 정황을 고려할 때 브레인에서 나타나는 중요한 특성이 빠져 있다. 스타인하르트와 그의 동료들은 브레인이 충돌할 때 둘러붙지 않고 퉁겨 나간다고 주장한다. 그 후 두 브레인 사이에 작용하는 중력 때문에 멀어지는 속도가 점점 느려지다가 둘 사이에 거리가 최대에 이르면 다시 접근하기 시작한다. 두 브레인은 또다시 충돌하여 모든 천체와 생명체가 사라지고 또 한번의 새로운 시작을 맞이한다. 이와 같이 일정한 시간차를 두고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우주를 ‘주기적다중우주’라 한다. 만일 우리가 브레인으로 이루어진 주기적 다중우주에 살고 있다면 다른우주들은 우리의 과거이자 미래이다. 스타인하르트와 그의 동료들은 브레인의 충돌주기를 약 1조 년으로 추정했다. 이 가설에 의하면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는 한 주기의 말기에 속하며 우리를 비롯하여 어딘가에 존재할 생명체와 그들이 창조한 모든 문명은 오래전에 사라졌다가 이번주기에 재건된 것이다.

 

주기적 우주의 과거와 미래

 

브레인은 최근에 도입된 개녑이지만, 주기적 우주는 꽤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우리는 지구의 자전으로부터 낮과 밤을 예측할 수있고 공전으로부터 계절변화를 예측할 수있다. 반복되는 주기운동에 근거하여 우주의 현상을 설명하려는 시도는 거의 모든 문명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고대 힌두 문명권의 사람들은 우주의 탄생과 소멸이 큰 주기로 반복되고 그 속에서 작은 주기가 반복된다고 생각 했다. 일부 해석에 의하면 이 주기는 백만 년에서 1조 년까지 이른다고 한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와 고대 로마의 정치가였던 키케로도 도기적 우주론을 주장했다. 우주가 완전히 불에 탄 후 잿더미 속에서 새로 시작된다는 주기론은 우주가 완전히 불에 탄 후 잿더미 속에서 새로 시작된다는 주기론은 우주의 기원을 찾는 철학자들의 단골메뉴였다. 기독교가 퍼진 후로는 창조주의 손ㅇ로 한 번 창조된 우주가 영원히 유지된다는 창조론이 대세를 이루었으나 주기론은 여전히 생명력을 유지하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현대과학의 시대로 접어들어 일반상대성이론이 우주론을 연구하는 강력한 수단으로 자리 잡았을 때부터 과학자들은 주기적 우주론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알렉산더 프리드만은 1923년에 러시아에서 출간된 자신의 저서를 통해 ‘진동하는 우주’ 개념을 처음으로 소개했다. 우주가 팽창하낟가 최대 크기에 이르면 수축모드로 바뀌어서 계속 작아지다가 ‘점’이 되고 거기서 다시 새로운 팽창이 시작된다는 이론이었다. 1931년에 아인슈타인은 자신이 하늘같이 믿어왔던 ‘정적인 우주’를 포기하고 진동하는 우주를 연구한 적이 있다 이모든 시도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1931~1934년에 걸쳐 발표된 리처드 톨만의 논문이다. 당시 칼텍의 교수였던 그는 주기적 우주론의 수학적 체계를 처음으로 확립했고 그의 연구는 지금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주기적 우주론의 장점 중 하나는 “우주는 어떻게 시작되었는가?”라는 난해한 문제를 피해갈수 있다는 점이다. 우주의 일생이 주기적으로 반복되어 왔다면 우주의 기원을 굳이 따질 필요가 없다 각 주기는 나름대로의 ‘시작’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기론은 또하나의 물리적 이슈를 야기한다. “바로 전 주기는 어떻게 끝났는가?”최초의 주기가 시작된 근본적인 시작점을 문제로 삼는다면 대답은 간단하다. 그런 시작점은 애초부터 없었다. 우주의 주기는 무한히 먼 과거부터 꾸준히 반복되어 왔기 때문이다. 우주론의 초창기에 정상상태이론을 지지하던 학자들은 “우주는 팽창하고 있지만 시작이란 것은 없었다”고 주장햇다. 우주가 팽창하면서 새로운 물질이 계속생성되어 늘어난 공간을 채우고 있기 때문에 우주의 환경은 영원히 유지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천문관측을 통해 과거의 우주가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곳이었음이 밝혀지면서 정상상태이론은 설득력을 잃게 되었다. 특히 초기우주는 혼돈과 불에 싸여 고요함이나 장엄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게다가 새로 등장한 빅뱅이론은 우주의 기원에 대한 문제를 본격적으로 제기하면서 정상상태 우주론의 입지를 뿌리째 뒤흔들었다. 바로 이 문제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 것이 주기적 우주론이다. 매주기가 시작도리 때마다 나타나는 현상이 빅뱅과 비슷하다면 빅뱅이론은 주기론의 일부로 흡수 된다. 그리고 주기가 무한히 반복된다면 궁극적인 시작 때문에 굳이 고민할 필요가 없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주기적 우줄론은 정상상태일노과 빅뱅이론의 장점을 하나로 모아놓은 매력적인 이론임이 분명했다. 그 후 1950년대에 네덜란드의 천제물리학자 헤르만 잔스트라는 20여 년전에 톨만이 제안했던 주기적 우주모형에서 심각한 문제점을 발견했다. 그는 열역학 제2법칙에 입각하여 과거에 우주의 주기가 본복된 횟수는 절대로 무한대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9장에서 자세히 노하겠지만 열역학 제2법칙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엔트로피가 무조건 증가한다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물리학법칙이라고 하면 딱딱하게 들리겠지만 사실 이것은 우리가 매일 같이 겪는 현상이다. 아침에 부엌을 아무리 깨끗하게 정돈해도 저녁때가 되면 어질러지기 마련이다. 책상, 거실, 놀이방, 등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정돈을 해놓아도 시간이 지나면 난장판이 되기마련이다. 일상생활 속에 무질서는 불편한 정도일 뿐이지만 주기적 우주에서 무질서도가 커지면 중대한 결과가 초래된다. 톨만은 우주 ㅇ네트로피와 주가가 일반상대성이론의 방정식을 통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우주가 수축될 때 엔트로피가 클수록 무질서도가 큰 입자들이 좁은 공간에 뭉치면서 수ᅟᅮᆨ을 방해하기 때문에 주기가 길어진다. 그런데 열역학 제 2법칙에 따라 과거로 갈수록 엔트로피가 작을 것이므로 주기가 점점 짧아진다. 이과정을 수학적으로 풀어보면 충분히 먼 과거에는 우주의 변화주가가 거의 0에 가까운 시점이 찾아온다. 즉 우주에는 ‘궁극적인시작’이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타인하르트와 그의 동료들은 생루온 버전의 주기적우주론을 도입하면우주의 시작이라는 어려운 문제점을 피해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이론에서 우주의 주기는 공간의 팽창 - 수축 - 팽창에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브레인 사이의 거리가 주기적으로 가까워 졌다가 멀어지면서 나타난다. 그리고 브레인 자체는 주기와 상관없이 계속 팽창하고 있다. 주기가 반복될수록 엔트로피는 꾸준히 증가하지만 브레인이 팽창하고 있기 때문에 엔트로피의 ‘밀도’는 증가하지않는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속도보다 브레인이 팽창한는 속도가 더빠르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엔트로피의 밀도는 오히려 감소한다. 그래서 한주의 마지막에 이르면 엔트로피의 밀도가 거의 0에 가까워지면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한다. 그렇다면 토란과 잔스트라의 주장과 달리 우주의 주기늰 과거나 미래에 무한히 반복도리수 있다. 즉 주기적 브레인세계 다중우주는 굳이 시작을 논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해묵은 수수께끼를 피해간 것은 주기적 다중우주의 커다란 장점이다. 그러나 이분야의 학자들은 주기적 다중우주가 우주론의 수수께끼를 해결할 뿐만 아니라 특별한 현상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이론을 능가한다고 주장한다. 인플레이션 우주론에서 초기우주의 격렬한 팽창은 공가의 구조를 크게 듸흔들어 강한 중력파를 발생시킨다. 이 파동은 우주배경복사에 그 흔적을 남겼고 지금 우리는 고성능 관측장비를 이용하여 흔적을 분석하고 잇다 반면에 브레인이 충돌하면 순간적으로 일대 혼란이 일어나지만 공간이 급격하게 팽창하지는 않기 때문에 중력파의 강도가 너무 약해서 거의 흔적을 남기고 있다면 주기적 우주론은 설득력을 상실 할 것이고 이런 흔적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인플레이션이론의 입지가 좁아지면서 주기적 우주론이 뜨게 될 것이다. 주기적 다중우주는 물리학계에 널리 알려져 있지만 대부분의 학자들은 회의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현재상황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관측 뿐이다. 브레인세계를 입증하는 증거가 LHC에서 추출되고 우주 초기에 발생한 중력파가 매우 약한 것으로 판명된다면 주기적 다중우주 가설은 더욱 많은 지지를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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